여행으로2018. 9. 16. 18:06

2018년 9월 15일

남해 상주 중학교 입학 설명회와 상주 해수욕장

남해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결혼 후 김해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남해는 고향 같은 존재다.

비록 지금은 남은 친인척이 없고, 아이 시절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꿈 같이 보냈던 곳으로 남아 있지만 여전히 남다른 곳 임은 틀림없다.


그런 이 곳에 내 아이가 다녀도 괜찮을지 입학설명회를 온 것이다.

중학교 시절을 절망으로 보낸 나는 중학교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시절로 판단하고 있다.

보통 진학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나는 중학교 만큼은 좋은 친구와 선생님과 학교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가장 잘 지내고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자존감의 새싹이 피어나고 그것이 가장 단단해지는 시기를 나는 중학 시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와이프도 그런 나의 의지와 생각이 잘 맞아 떨어졌는지 이런 부분은 생각이 늘 일치한다.

그래서 좋은 학교를 찾는 정보는 와이프가 주로 알려주는 편인데 이 날이 바로 상주 중학교 입학 설명회가 있는 날이라고 했고, 우리 가족은 모처럼 당일치기 여행처럼 남해를 다녀왔다.


아직 세상이 어떤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아이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걱정도 되고 안쓰럽기도 했지만 여전히 옆에서 응원해주는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학교를 다녀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우리 부부에게도 특별한 학교가 필요했던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앞장서서 해나가는 와이프와는 달리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

이 둘이 만나서 부부가 되어 이런 일을 꾸미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고 내 인생이 아이로 인해 참 많은 부분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와이프는 아이가 다닌 초등학교 6년을 거의 같이 다니다시피 하며 각종 봉사로 학교에 존재감을 드러냈었다.

그런 존재감을 보유한채 와이프또한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긴장감과 설레임을 느끼고 있는 듯)


이 날은 추석을 앞두고 있어 많은 벌초객으로 고속도로가 인산인해가 될 줄 알았는데 복잡한 구간을 살짝 피해오니 그 다음은 여유롭게 남해 상주까지 도착 할 수 있었다.



상주 해수욕장의 넓은 백사장.

날씨가 흐렸다. 산 정상이 낀 안개가 이날이 어땠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하늘은 언제라도 비를 뿌릴 태세였다.



상주 해수욕장 끝부분 지역을 차지 하고 있는 상주 중학교.

해변가 우측으로 상주 중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우측에 크게 보이는 건물이 나중에 알고보니 숙소와 도서관, 방과후 수업을 하는 기숙사 건물이였다.







입학 설명회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백사장 모래를 밟으며 모처럼 바닷바람을 코에 넣어주었다.

백사장이 넓고 수십이 얕아 아이들 놀기에 적당했고, 고요함 속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상주 중학교의 모습.

큰 카메라가 번거로워 가방에 집어 넣고 스마트 폰으로 상주 중학교를 담기 시작했다.

교문을 지나 벽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을 따라 설명회가 준비 중인 곳으로 향했다.



적당한 자리에 자리 잡고 대기하고 있었다.

설명회 시간이 가까워오자 학부모와 아이들이 입장하며 좌석이 하나둘씩 채워갔다.



본격적인 설명회 전, 받은 안내문을 읽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

이날은 설명회는 간단히 요약하면,

방문객 등록, 개회식, 교장선생님 말씀, 입학 설명회, 질의문답 시간 이렇게 구성되었고 오후 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설명회를 끝낸 후 교실 및 기숙사 투어로 마무리되었다.


모처럼 학차시절 지루하던 교장선생님 말씀을 다시 겪게 되니 감외가 새로웠다.

언제들어도 교장 선생님 말씀은 주옥같은 멘트로 잠을 쏟아지게 만든다.



설명회 중간. 재학 학생의 바이올린 연주회가 있었다.

감동적인 연주에 참석한 방문객들의 큰 박수 갈채를 크게 보냈다.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입학전형.

학생의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능수능란한 글과 말솜씨를 보는 것이 아니라며 안심시켜주었다.



어느 새, 설명회 마지막 시간인 질의 문답 시간이 되었다.

교감선생님, 학부모 대표, 남녀 학생 대표, 기숙사 사감등이 답변을 준비하며 자리에 대기했다.

대안학교여서 그런지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인 만큼 질문 열정도 대단했다.


모두 성심성의껏 원하는 대답을 대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재학생들의 얘기는 가장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였다.

이 날 답변에 참여한 남학생은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기 때문에 향후 진로에 걱정이 없으며 자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말에 자신감이 있어고 자존감이 대단해 보였던 것이 딱 내가 원하던 모습이였다.

여학생의 경우는 일반 학교에서 잘 적응 중이였는데 부모님 건의로 한학기?만 다녀보자며 상주 중학교로 전학 왔다가 눌러 앉았다며 학교 생활이 너무 즐겁다고 했다.

다른건 몰라도 학생들의 자존감과 성취감이 대단함을 느꼈다.


부모들의 경우엔 아예 상주 지역으로 이사 온 부모들도 있다고 했다.

만약 우리 가족도 상주 중학교로 최종 결정이 된다면 이사를 위한 도움이 필요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회를 마치고 건물 투어에 나섰다.



북카페 형식으로 지어지고 있는 도서관 모습



도서관의 전체 모습도 살펴보았다.

초등학교에서 6년째 도서관 봉사를 하며 책도 읽어주고 사서 봉사도 한 와이프는 상주 중학교 도서관을 너무 마음에 들어 했다.



3층에서 내려다 본 운동장 전경.

운동장들 둘러 싼 가건물이 처음엔 의아했는데 알고봤더니 현재 임시로 사용 중인 사무실과 교실이라고 했다.

이날 설명회를 진행 한 곳이 기숙사 건물이였는데 그 옆에 있던 본 건물은 리모델링을 위해 안전 검사를 실시했으나 결정적 결함으로 인해 검사에서 탈락하여 새롭게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현재 새로운 건물 설계중)

그래서 내년 가을까지는 운동장에 마련해놓은 컨테이너 가건물 사용이 불가피 하다며 학교측이 양해를 구했다.



깔끔한 여학생 숙소.

학생들이 지내게 될 숙소 내 모습이다.

4명이 한 방에서 지내는 모양이였다.



베란다 아래 테니스장.

아침에 눈을 떠서 창물을 열면 멀리 수평선과 해변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만 같았다.

아침마다 차창 밖 넓고 트인 풍경을 보면서 얼마나 넓은 가슴을 품을지... 내가 다니고 싶을 지경이였다.



숙소 복도




동아리실이였던 것 같다.



상주 중학교 운동장의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노리끼리한 건물이 원래 수업을 해야 할 건물인데 안전검사로 완전히 철거후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어느새 설명회 준비를 한창하며 방문객을 맞이하던 복도가 깔끔히 정리 되었다.

이날 설명회 참석한 인원이 대략 100여명이 된다고 했다. 

실제 입학 대상자가 한집에 한명이라고 한다면 대략 30가구 정도가 방문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설명회와 숙소 투어를 마치고, 내년 가을까지는 수업을 받아야 할 가건물 내부를 둘러보기로 했다.



기숙사 건물 모습.




앞서 언급했던 철거예정인 교실이 있는 본건물.




컨테이너를 이어 만든 가건물 내로 입장했다.

기억자 형태로 만든 이 가건물 복도엔 일반적인 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장실부터 양호실, 교실등 모두 이곳에 잘 구성되어 있었다.





수업을 받는 모습도 각양각색.

한반에 보통 15명씩 한 학년에 2개반을 운영중이다.





가건물을 한바퀴 돌아봄으로써 오늘 설명회는 최종 마무리되었다.

설명회 듣기 전에 궁금했던 사항들은 대부분 해소되었다.

학교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고, '과연 이곳이라면 우리 아이가 공부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존감을 갖추고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첫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일까?' 라는 생각으로 교문을 빠져나왔다.


본인 생각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해도 아직은 무언가 선택 할 나이라고 보기엔 무리라고 볼 수 있는데 과연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앞으로 많은 대화가 필요해 보였다.


만약, 상주 중학교를 선택하여 합격 한다고 하더라도 가족 전체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또다른 고민거리가 생기는 만큼 아이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도 있었다.

가족 전체의 인생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신중하고 많은 대화를 통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절대 안좋은 변화를 아닐 거라는 긍정적 느낌의 확신이였다.



설명회를 듣기 전의 학교 담벼락 모습과 들은 후의 학교 담벼락 모습이 사뭇 다르게 느껴졌던 건 단지 기분 탓이였을까.


아이의 진로 문제로 가족 전체의 삶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게 어떤 방향이든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이곳이 첫 도전이겠지만 나에게도 이런 급진적인 변화는 첫 도전이였다.


호기심과 설레임.

꼭 여기가 아니라도 좋은 친구와 좋은 선생님과 좋은 학교를 만날 수 만 있다면, 그리고 그 곳을 아이가 선택한다면 언제라도 갈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학교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이 날의 상주 중학교 설명회는 나와 가족에게 정말 중요한 이벤트였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교차하는 가운데 상주 중학교 담벼락을 쳐다보면서 ' 저 벽을 허물면 더 좋은 학교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왜 그랬지?)

저 담벼락 없이 운동장에서 바로 걸어나와 해변가로 향하는 기분은 정말 남다를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설명회를 마치고도 한참을 해변에서 머문 가족은 걸어가며 얘기도 나누고 바다에 발도 담궈 보고, 모래사장에 글귀도 적어가며 곧 돌아가야 할 시간을 잊은 채 시간을 보냈다.




멀리 수평선부터 피어 오르는 노을을 보고나서야 집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아쉽지만 더 어둡기 전에 주변 마을을 둘러보고 혹시나 거주가 가능할지 보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오는 길.

며칠 후면, 초등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행인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는 아이에게 고속도로에서 밥 사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알아서 해보라며 연습도 시켰다.

이런 아이가 과연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학교에 가서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한편으론 앞서기도 했지만, 삶은 도전의 연속이고 그것이 삶이므로 너무 부모 곁에 두는 것도 이제는 아니라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또 아이의 도전은 결코 혼자가 아닌 가족 모두가 함께한다는 마음이 전달 된다면 아이도 힘을 내지 않을까 또 한번 애써 위안 하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이들 잠과 분투하며 어느새 하루의 반인 12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집에 도착했다.

무엇을 하던 걱정을 하는 것이 부모인데 모두가 행복한 방법이 어떤 것일지... 이 날은 피곤함이 그렇게 쌓였는데도 잠을 쉽게 청 할 수 없었고, 

아이들은 피곤 했던지 금방 곯아 떨어져서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과연 무엇이 가장 현명하고 좋은 선택일까. 앞날이 호기심, 설레임과 더불어 궁금함이 더해진 하루 였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