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부산2018.11.13 10:38

2018년 10월 23일


부산 영도다리에서 시작한 뚜벅이 여행이 어느새 계획했던 종착지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가 살던 지역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면 영화 '변호인'으로 인해 유명해진 흰여울문화마을을 가보기로 처음부터 계획 하고 있었다.


흰여울문화마을이 이렇게 유명하게 될 거라곤 한번도 생각 해 본적이 없었고, 비바람이 많은 날은 조금 위험한 지역으로만 알고 있던 곳 이였는데 어느새 전국적인 유명 지역이 되어 있었다.


자갈 해변 이였던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영도의 숨은 절경이였는데 그 가치가 흰여울 문화 마을과 더불어 더해진 것 같다.

한편으론 산책로 보단 자갈밭의 자연 모습 그대로 살려 뒀더라면 더 좋은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분별한 개발보단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때론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남항대교와 테트라포드.

특히 남항대교 만큼은 영도에 생길 줄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다리다.



산이 많은 부산의 지리적 특성으론 송도 해수욕장과 부산 서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 복잡한 시내를 지나야 한다.

특히, 영도는 서부지역으로 가기 위해선 늘 복잡한 남포동과 자갈치를 지나야 하는데 남항 대교는 그런 불가피한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효과는 낳았다.



절영해안산책로를 조금 걸으면 금새 흰여울문화마을이 나타난다.

절벽에 줄지어 들어선 주택들이 영도의 비경과 어울리며 톡특한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선박의 주차장이라고 일컫을 만큼 많은 선박들이 대기하는 장소다.

주로 대형 상선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해안 특성상 파도가 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박하기 좋다.

영도라는 섬이 방파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아버지께서 선원이셨기 때문에 들은 부분을 기억해 보았다.



이 곳 자갈밭이 과거 어떤 모습이였을지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산책로가 없었다면 길 해안을 따라 뻗은 자갈밭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절영해안산책로에서 올려다 본 흰여울문화마을



맏머리 계단이라고 한다.

흰여울문화마을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경사도가 조금 높다.

흰여울문화마을의 시작점이 이 계단을 올라가면 시작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맏머리 계단에서는 여성분 3명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있었다. 

나도 계단으로 올라가야 해서 일단 여성분들이 계단을 모두 올라가서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때 사진을 찍고 올라가려고 기다렸는데 한참을 더디게 올라가는 탓에 그냥 찍었다.



바다는 참 언제봐도 좋다.



드디어 시야에서 사라진 여성분들.

슬슬 올라갈 채비를 하고 사진을 몇 장 더 찍은 뒤 계단을 하나씩 밟아나갔다.



계단 중간에서 본 흰여울문화마을과 절영해안산책로.



계단 2/3지점에서 본 흰여울문화마을과 절영해안산책로.



다 올라왔다.

다리가 후덜거렸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심장이 쫄깃, 팔엔 닭살이 돋았다.



맏머리 계단과 그 계단을 올라오는 다른 여행객들




바다가 보이는 길을 걸어갔다.

마치 길게 이어진 베란다 같았다.



계속 이어지는 길.

중간 중간 도로로 올라가는 작은 골목길도 뻗어 있었지만 나는 바다를 보며 길게 뻗은 길을 조용히 걸어나갔다.



중간 중간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있었다.

사진은 바다를 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가게인데 지나면서 보니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 같았다.

실제로도 평일이였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 몇몇이 바다를 보며 음식과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생각보단 길이 길게 이어지는 것 같았다.

영도 다리에서 부터 봉래동, 신성동을 찍고 여기까지 제법 걷고 온 터라 흰여울문화마을의 골목길이 조금 버겁게 느껴졌다.

그래도 바다 풍경이 계속해서 힘을 내게 만들었다.



아찔한 절벽 사이에 기적처럼 붙어 있는 건물들

나름데로 열심히 걷고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렇게 보니 남항대교도 풍경과 함께 멋진모습이다.



여행길에 늘 휴식처럼 만나는 길고양이.

인기척이 나면 놀라 도망가던지 눈을 뜰만도 한데 반응이 없다. 

혹시 깰까봐 언른 찍엇는데 찍고보니 냥이 엉덩이부분이 파리가 앉아 있다.^^

둔한 고양이였던 것이다.



중간중간 가지처럼 뻗어있는 도로가로 가는 골목길의 모습.




여기까지 열심히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걸어왔다.

갑자기 카메라에서 배터리를 교환하는 신호가 나서 배터리를 교환하려고 봤는데 여분이 안보였다.

열심히 흰여울문화마을을 카메라에 담던 나는 집에서 배터리 여유분을 놔두고 온 줄도 모르고 여태 다녔던 것이다.

잠시뒤 카메라에서 더는 배터리가 없다는 신호를 마지막으로 울부짖으며 꺼져버렸고, 2개나 있는 여유 배터리를 안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쩔수 없이 아이폰 6S에 보정이 되는 카메라 어플을 사용하여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래서 아래 사진은 모두 아이폰 6S와 유로어플로 찍은 사진들이다.

왠만해선 하지 않는 실수를 했던 것은 아마도 영도라는 지역에서만 느낄수 있는 나만의 설레임 때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앉은 김에 쉬어간다고, 마침 햇빛을 가려주는 벤치가 있어서 배터리 없다는 핑계로 조금 쉬었다가기로 했다.

들고 있던 카메라를 다시 가방에 집어 넣고 배터리가 부족했던 핸드폰도 보조배터리로 보충하며 앉아서 쉬었다.

여전히 바다는 고요했고 푸르렀으며 또한 시원했다.


불 탈 것만 같던 신발을 벗어버리고 쉬고 있으니 온 몸의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따스한 햇살이 졸음까지 몰려오는 것 같았지만 이내 정신차리고 다시 걸어가기 위해 일어섰다.



곳곳에 그려져 있는 벽화들.



얼마 못가 만난 영화 '변호인' 촬영지.

하지만 내부 공사중이여서 들어가보진 못했다. 

영화 변호인을 봤는데도 영화에서의 장소가 영도 일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이였다.



영화 '변호인' 촬영장소는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런 마음을 뒤로하고 계속 뻗어 있는 길을 걸어갔다.



흰여울문화마을의 골목길을 약 2/3지점 정도 오니 도로와 가장 가깝고 큰 계단이 나타났다.

갈매기 모양의 조형물이 부산을 상징하고 있다.



절영해안산책로로 내려 갈 수 있는 계단도 곳곳에 있다.




여전히 아찔한 절벽 마을.

아래를 내려 볼 때마다 손에 땀이 났다. 정말 높은 곳은 질색이다.



한동안 여기 서서 그만 갈까 끝까지 갈까 많이 고민했다.

남은 골목길이 얼마 남지 않아서 평소라면 당연히 갔겠지만 다리가 너무나도 아파왔기 때문이다.

혼자 다니면 잘 쉬지도 잘 먹지도 않고 다니다보니 조금 무리 했던 모양이다.

당일치기로 최대한 많은 곳을 가보려고 욕심 내다보니 내 상태를 무시한 결과 였다.


한참을 고민하며 계단에 앉아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휴식이 되었고,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가보자고 다시 힘을 냈고, 일단 다른 건 제쳐두고 이 긴 베란다 같은 골목은 끝까지 가보자고 결심했다.



걷다보니 좋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두리번 거리고 찾아봤는데 가까이 와야만 보이는 카페가 있었다.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여기 카페는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다.

만약 와이프와 같이 왔다면 아마도 이 곳 카페는 한번 들리지 않았을까.

분위기도 좋아보이고 카페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이 만만치 않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는 다음에 가기로 하고 걷던 길을 계속 걸었다.



한참을 걸었던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간중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공중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


어느새 눈앞에 있던 남항대교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이 골목의 끝을 알리는 곳.

'저 특이한 건물은 뭐지?' 라고 생각하며 찍은 사진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저 곳이 일종의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이였다.



골목길 끝자락에 도달하니 아래로 내려가서 쉴 수 있는 휴식처가 있었다. 

이 곳이야말로 바다 전경을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장소가 아닐까.



흰여울문화마을의 베란다 같던 긴 골목길의 끝은 계단이였다.

힘겨운 발걸음을 계단에 올려놓으며 크게 한숨을 쉬고, 잠시 숨을 고른후 힘차게 계단을 오르며 곧 다가올 흰여울문화마을 투어의 마지막을 향해 걸어갔다.



계단을 타고 도로로 올라가는 길.



드디어 끝에 도착.

몸이 천근만근 같이 무거웠다.



온 힘을 다 짜내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인지 긴장감도 풀리고 완료했다는 안도감에 더이상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 가방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은 뒤, 기약없는 휴식을 취했다.

땀에 젖어 있는 등도 흰여울문화마을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으로 식혀가며, 때론 내려오는 눈꺼풀을 거부하지 않으며 약간은 졸린 상태로 쉬었다.

휴식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 모를 정도였다.

한참을 원없이 쉬었고, 이제는 조금 걸을 수 있겠다 싶을때 다시 주섬주섬 신발을 신고 가방을 메었다.

젖어 있던 등도 어느새 말라있었다.



그리고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옥상으로 만든 자판기 휴식 공간이 나왔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다.



안그래도 갈증이 심하게 나서 음료를 하나 뽑아 먹고 싶었는데 ....비쌌다.

조금만 내려가면 가게가 있다는 걸 알기때문에 여기선 풍경만 잠시 감상하고 다시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

여기선 바다를 가로막는 건물이 없어서 흰여울문화마을과 함께 남항대교, 바다를 같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힘겨웠던 영도 뚜벅이 투어와 흰여울문화마을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많이 걸었고 많은 생각을 했던 하루였다.


약간은 지친 상태에서 흰여울문화마을에 도착한 탓에 골목길 2/3 지점을 지나고 부턴 조금은 집중력이 흐려졌던 것 같다.

평소 같으면 호기심에 한번 들렸다 갈 곳도 지나치기도 했고, 몸이 힘드니 여유도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절벽을 따라 생성된 흰여울문화마을과 그곳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였다.


그런데 흰여울문화마을을 걷다보니 중간중간에 건물을 증축하고 상업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런 부분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이 곳만의 건축에 대한 자체 규제나 규정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무분별한 개발은 알다시피 특별한 곳도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였다.

영도 베이하운드 호텔

나는 산토리니 처럼 흰여울문화마을도 그들만의 톡특한 방식의 문화와 그에 따른 건축양식이 함께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지 경치가 좋다고 카페만 들어선다면 진정한 흰여울문화마을의 모습은 잃어 갈지도 모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여러 곳을 여행다니다보면 세월이 갈수록 거기가 거기 같고, 어딜가나 비슷한 문화가 들어서는 것 같아 별로 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흰여울문화마을은 자신들만의 특징을 가진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가급적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좀 더 내면적인 발전에 힘쓰는 방법을 선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내려오면서 여기 만큼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여행을 마쳤다.

또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해본 이번 여행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뚜벅이 여행을 좀 더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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