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부산2018.12.11 09:31

2018년 12월 8일

부산시민공원


부산시민공원의 역사는 기구하다.

오래전부터 이 곳은 군부대였다. 그것도 미군 하야리아 부대가 있던 자리다.

부산 어린이 대공원으로 가기 위해선 이 곳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반시민들에겐 미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당연시 했다.

언제부턴가 군부대 땅이 반환된다는 얘기가 떠돌았고, 급기야 공원이 조성된다는 얘기가 떠돌았지만 그러고도 한참을 별 진전없이 있었던 것 같다.

부산을 떠나고도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익숙하게 자리 잡고 있던 군부대가 사라지고 화창한 대형 공원이 들어섰다.


한때 부산 시민으로써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였다.

이렇게 반가운 부산시민공원을 안가볼수 없는 일. 여기에 오늘은 약속까지 펑크 난 상태라 시간 여유도 있었다.

단지 12월의 차가운 날씨. 특히 이날은 바람까지 매서웠던 것이 부산시민공원을 둘러보는데 약간 흠이긴 했다.



얼마만에 부전역에서 하차해보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부산에 살 때도 부전역에서 내린 기억은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 부전역 앞에 있는 부전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더더욱 이곳은 오지 않았던 것 같다.



부전시장 입구.

부전시장은 부산에서 꽤 큰 시장에 속한다.

시장 주변으로 너무나도 다양한 상권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산에서도 손꼽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휴일이여서 그런지 사람들과 자동차들이 여기저기 막 엉켜있다.

무단횡단은 기본이고 자동차 경적 소음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시끄럽다.



안그래도 부전시장 간판만 찍고 빨리 부산시민공원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는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난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고 왠 어르신 한분이 온 몸을 옷으로 둘둘 말고 약간은 초라한 행색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대략 70대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러곤 다짜고짜 왜 사진을 찍느냐고 따진다.

경기도 안좋은데 사진 찍어서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느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무슨 말을 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요지는 사진 찍어서 이상한 곳에 사용할 것 같다고 말하는것 같았다.




조금 어이가 없어서 여기 관계자시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그럼 시장 상인이시냐고 하니 아니라고 한다. 

(누가봐도 아니지만) 혹시 경찰이냐고 물었다.(나도 모르게 말하면서 웃을뻔 했다)

경찰 아니란다.

나는 부전시장 간판 찍었다. 여기는 간판도 못찍게 하는 곳이냐고 하니 그것도 아니란다.

그냥 사진 찍어서 헤코지 하는데 사용하는 것 아니냐며 전화번호를 대라고 한다


내가 그렇게 험상궂게 생겼나? 혹시 내가 간첩으로 보였나?


좀 유연한 대처를 하고 싶었는데 내 얘기는 하나도 들을 생각도 없이 막무가내로 계속 전화번호 대라고만 하고 무슨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계속 했다.

그래서 더이상 여기서 시간 끌어봐야 내 시간만 날아갈 것 같고 그렇다고 연약해 보이는 어르신과 싸울수도 없고 해서 

"어르신. 저는 지금 부산시민공원 가는데 혹시 제가 의심스러우면 따라오셔서 감시 하던가요"

라고 말하며 그냥 내 갈길을 그냥 재촉해야 했다.



부전시장 맞은편의 고층빌딩



안그래도 좋은 인상은 별로 없던 부전시장이였다.

그런데 거의 15여년 만에 왔는데 오자마자 사진 딱 2장 찍고 시비에 휘말리니 왠만해선 부전동 근처는 안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황당스럽고 어이는 없었지만 내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되도록 빨리 잊고 부산시민공원으로 걸어갔다.

원래는 부전역에서 왼쪽방향으로 걸어가며 부전시장의 다양한 모습도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어르신 때문에 빨리 부전시장에서 벗어나서 시민공원으로 가야겠다 싶어서 부전역 오른쪽 방향으로 좀 더 빠른 길을 선택해서 걸어갔다.



부산시민공원과 송상현 광장을 잇는 마루길.




마루길이라고 쓰여진 철로다리 아래를 지났다.



조금 걸어가니 부산시민공원이 나왔다.

부산시민공원이란 글자를 보니 좀 전에 있었던 불쾌한 일은 금새 잊혀졌다.



부산시민공원 주차장



오랫동안 대한민국 땅이 될 수 없었던 부산시민공원의 땅

부산시민공원 역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잠시 나무위키의 내용을 참조하자면,


공원 부지는 굉장히 애한이 많은 부지다. 원래 주소는 경상남도 부산부 서면 범전동(경상남도 동래군 서면 범전리)으로서 그 일대는 비옥한 농지였다. 

그러나 1910년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에서 토지 조사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일제에 땅을 강제로 빼앗기고 1920년대에 들어서 부산진과 서면에 공업지구로 지정되고 1930년에는 그 부지에 부산 서면경마장이 건설되었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서면경마장을 군사기지로 사용했으며 제 2차 세계대전 때는 포로수용소로 이용했다. 

독립 이후에는 UN기구, 주한미군 부산사령부, 하야리야 미군기지로 사용하면서 무려 100년 동안 타국의 부지로 이용되었다.


부산광역시와 부산 시민들도 이에 한 맺힌 게 많았고 1995년부터 부산 지역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하야리아 기지 반환 운동을 벌였으며 2002년 주한 미군과의 LPP 수정 협상이후 2006년에 미군기지 반환 결정이 나자마자 부산광역시 측은 미군이 철수하지도 않았는데 부대 토지를 공원구역으로 행정처리해 버리는 위엄을 보였다. 


 부산광역시는 2010년 1월 27일 캠프 하야리아 부지를 정식으로 반환받았다. 


반환받을 당시 미군들이 폐유를 무단방출하거나 토양을 오염시킨 부지가 많아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드디어 2011년 8월 11일 기공식을 개최했다.하여 2014년 5월 1일 정식으로 개장하였다




다시 대한민국땅이 된 이후 이 곳은 부산의 센터럴파크, 부산시민공원이 되었다.




여름이면 아이들 물놀이 장으로 변하는 곳




공원내 모래 사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더더욱 좋아하는 곳이다.




고층 빌딩만 없다면 더 좋은 모습이였을텐데...

어딜가도 부산은 고층 빌딩 때문에 오랫동안 간직하며 유지했던 부산만의 특색있는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12월 매서운 바람에 아이폰의 정신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




부산시민공원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좀 더 울창한 숲이였으면 하는 것이다.

여름이면 생각외로 그늘이 적어서 걸어다니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부산 서부지역의 산복도로와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지만 그런데로 높은 지대에 형성된 주택들의 모습.

부산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저기 집에서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강아지)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저기 영역표시 하느라 바쁜 강아지들.





아이들을 위한 자연체험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하야리아 잔디 광장.

각종 행사나 이벤트가 펼쳐지는 곳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도서관






군부대 흔적을 완전이 없애지 않고 이곳이 과거 어떤 곳인지 남겨 놓고 있다.


















거울 연못의 모습.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은 정말 거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늘빛 폭포.

여름이 되면 시원한 물이 폭포가 되어 낙하한다.

주변은 작은 물알갱들이 날아다니며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부산을 대표하며 아름답고 알차게 찾아온 부산시민공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부산의 또다른 명소가 되지 않을까.

다소 추웠지만 기분 좋은 산책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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