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2019.04.09 16:04

사실 촌으로 들어와서 가장 힘든 점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데로 못먹는 것도 그 중 하나 인 것 같다.

닭요리라면 환장하는 내게 닭요리에 대한 선택이 치킨 밖에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그 깟 닭요리 안먹으면 그만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궁할 수록 더 간절해 지는 것 사람 마음.


닭요리를 말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후라이드-양념 치킨은 이미 몇번 먹었지만 이상하게 성이 차지 않았다.

김해에서 다양한 요리를 힘들지 않게 접했던 것을 생각하면 없던 답답함이 생긴 것은 아닐까.


멀리(읍) 마트까지 가서 사온 생닭이 있어 조심스럽게 삼계탕 또는 닭백숙을 요청하였는데, 이날 따라 집사람 기분이 괜찮았는지 큰 무리 없이 닭백숙을 해주었다.

재료도 몇개 없고 스스로 요리에 자신이 없다더니 막상 닭백숙을 보니 먹음직스러웠다.



술은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또 좋은 음식에 술이 빠지면 심심 할 것 같아서 소주 하나를 깠다.



푹 고아서 야들야들해진 닭백숙을 보니 침이 꿀꺽 넘어간다.

우선 숟가락으로 국물을 살짝 떠서 입에 넣었더니 뇌에서 빨리 먹어라고 난리법석을 떤다.



사진을 찍는 내내 빨리 뜯어먹고 싶어서 대충대충 찍었다.



재료가 없다더니 대추는 있었나보다....



빨리 먹어야 하는데 사진만 계속 찍고 있다.



살이 가장 부드러운 닭다리를 하나 잡고 소금에 살짝 찍어 우걱우걱 만화처럼 씹어? 먹었다.

이게 바로 시골밥상??? ^



닭백숙도 닭백숙이라지만 저 고추도 왜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다.


도시의 아파트에서 6년을 살면서도 이사 첫날 이웃에게 떡 한번 돌린 것 빼면 그뒤 살면서 앞집에 누가 사는지 몇명이 사는지도 모르고 지냈는데 여기서는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아 잘 모르는 사람도 마을 안에서 만나면 인사부터 하다보니 순식간에 아는 분이 많아졌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어쟀든 덕분에 저렇게 맛있는 고추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엔 닭백숙이 먹고 싶었는데 나중에는 고추로 술안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정도니...

아삭하고 깔끔한 맛에 반해버렸다.


닭백숙도 얼마나 빠르게 먹었던지 금새 사라져버렸고, 다음엔 좀 더 큰 생닭으로 요리하거나 아니면 생닭 두개로 해달라고 했다.


도시에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나가서 사먹거나 배달시키면 그만이였지만 여기선 어떻게든 스스로 요리해서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직은 이런 부분이 익숙치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집에서 이렇게 해먹는 것이 너무 좋다.

누구는 조금 힘들겠지만 서로 도와가며 산다면 즐거운 시골 생활이 되지 않을까.


그동안 쉽게 쉽게 시켜 먹던 요리 하나가 시골에선 얼마나 귀한 요리가 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래서 물가도 좀 비싼 건가? ... 


여하튼 즐겁고 맛있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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