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9.05.20 12:11

텃밭을 하고 계신 부모님께서 싱싱한 상추를 재배하였다며 오랜만에 본가를 찾은 우리 가족에게 고기와 함께 상추를 내어주셨다.

아버지는 늘 작은 고기 불판이 신경 쓰이셨는지 이번에 가족 모두가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대형 전기불판을 구입하셨던 모양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다음날 얘기를 들어보니 어젯밤 삼겹살을 먹기위해 텃밭에서 가져온 상추에서 달팽이 3마리가 있었던 모양이다.


못본 것은 아니였는데 그냥 싱크대에서 상추를 씻으며 흘려 보내버렸던 모양이였다.

근데 이녀석들이 다음날까지 살아서 씽크대 물빠지는 그물망에 걸려 허둥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녀석들을 아무리 작은 존재라고 하더라도 생명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지런히 상추를 뜯어 먹는 새끼 달팽이>


그래서 먼 시골로 데려오게 되었다.

작은 PT병에 구멍을 내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고 상추를 넣어서 시골까지 같이 온 것이다.


<상추에 구멍이 슝슝슝>


집에 곤충 사육통이 있는데 한 때는 열대어도 살던 어항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곤충은 절대 키울 일이 없으므로 이 곳에 달팽이가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

먹을 것은 상추만 넣어주면 될 것 같아서 상추를 넣어줬다.



습기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바닥에는 물을 살짝 채워서 달팽이들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주었다.

하루가 지나서 보니 멀리 가지 않고 상추를 뜯어 먹고 있었다.

상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다.



새로운 상추를 넣어주고 잘 지내는지 살펴 봤다.

달팽이들을 위해 잘 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던 씽크대 필터에 걸려 음식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는 건 막고 싶었다.


이렇게 지내다가 근처에 습기 많은 곳이 있으니 상황을 보고 방생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살면서 달팽이를 키우게 될 지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시골에서의 삶이 언제부턴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자꾸 현실이 된다. 

그런데 그 현실이 나쁘지가 않다. 


삶에 활력소가 사실 그렇게 멀지 않는 곳에 있음이 조금씩 느껴진다. 

늙어가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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