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2019.08.25 17:26

멀리 가지 않는 길고양이


언제 부턴가 눈에 자주 띄던 길고양이.

가출냥이에게 주던 사료를 나눠먹으면서 사료 소비가 배가 되었다.


요즘은 멀리 가지 않고 주변에서 지내는 것 같다. 

먹을 것이 주기적으로 나오니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 같고, 이 동네를 영역으로 하는 가출냥이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안그래도 형제가 어디갔는지 모르는 판국에 친구가 생긴 것은 좋은 일이지 않을까.


새로운 길고양이가 요즘엔 나에게 거의 1미터 까지도 거리를 허용하는 것을 보면 조금은 편한 인간이 되어가나보다.

신기하게도 가출냥이과 길고양이가 둘다 수컷인데도 이 둘은 다투지 않는다.



밥 때가 되어 밖에서 기다리던 가출냥이를 위해 사료를 들고 나갔다.

냥이를 부를 때마다 쭈쭈쭈를 하며 부르는데 오늘은 어디서 익숙한 냥이 소리도 함께 들렸다.



담벼락 아래 쓰레기가 가득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던 고등냥이.

집으로 다시 가서 사료를 좀 더 가져왔고, 경계심을 가지고 있길래 담 위에 사료를 올려놓았다.



잘 먹는다.

늘 배고픔으로 살아가는 길고양이에게는 꿀 맛 같은 맛이지 않았을까.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앞쪽으로 갔는데 그만 들키고 말았다.

어쨌든 이 인연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왔고, 새롭게 가까워지고 있는 길고양이의 모습을 담았다.



얼마 먹지 않았는데 벌써 기지개를 하는 길고양이.



귀엽다.



담벼락을 내려와서 가까이 자리 잡고 누웠다.

망원렌즈가 아니여서 이 정도까지 가까이 찍으려면 거의 2m이내로 가까워야 한다.



오늘은 1미터 남짓 거리도 크게 경계하지 않는다.

이제 이 인간은 좋은 것을 주는 녀석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바로 옆에 뒹굴거리는 가출냥이.



길고양이가 가출냥이와 내가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가끔 부러워하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적당히 해라'라고 해도 아랑곳 하지 않는 가출냥이.

역시 인연이 무섭다.

동물과 내가 이렇게 가깝게 지내본 적이 없는데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뒹굴거리는 가출냥이를 보는 길고양이.

아주 작은 소리로 냥냥 거리는 것이 너무 앙증맞다.

아직은 조금 어려보이기도 한다.



사료통을 가까이 옮겨 주었더니 다시 식사 시작이다.




다른 고양이가 근처에 오면 싸울태세를 하는 가출냥이가 이 길고양이에게는 관대하다.

수컷 두마리가 깊은 우정을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



편했는지 옆에 인간이 있고, 다른 수컷 냥이가 있어도 꺼리낌 없이 몸 단장을 한다.

냥이들 그루밍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넋을 놓고 봐라봤다.


고양이 그루밍을 가까이에서 보는 건 가출냥이외에는 별로 본 적 없는데 다른 고양이가 가까이에서 그루밍 하니 너무 귀여웠다.

한참을 몸단장하던 길고양이가 멀리 논에서 움직임을 포착했는지 마치 사냥하듯이 그쪽으로 달려갔다.



... 그러던가 말던가 가출냥이는 뒹굴거리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다.

참으로 태평스런 녀석이다.


새롭게 가까워지고 있는 저 냥이를 고등냥이라고 불러야겠다.

고등어 무늬니까 고등냥이.

근데 고등어 무늬가 맞긴 맞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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