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2019.08.31 08:09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이 되면 비어 있을 길고양이 사료를 채워주려고 집 앞을 내려갔다.

어제 조금 신경을 못썼는지 왠만해선 사료가 조금 남아 있을텐데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는데....

사료가 필요한 길냥이들이 꽤나 배가 고팠을 것 같다.


한 손에 고양이 사료를 들고 문을 나섰고, 문을 열때 조용히 흔들리며 나는 종소리에 벌써 가출냥이와 요즘 자주 보이는 고등냥이의 냥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본인들이 여기 있다는 소리였다.



문을 열자마가 큰소리로 냥냥거리는 가출냐이와는 다르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고등냥의 작은 냥냥소리가 들렸다.

가출냥이와 다르게 고등냥이는 아주 들릴듯 말 듯 작은 소리로 본인 위치를 알려준다.

설마하며 소리가 들리는 쓰레기가 가득한 담벼락 너머를 내려다보니 그 속에 고등냥이가 쉬고 있었다.



헐...이 더러운 곳에....

'왜 여기 있냐' 고 말하니 그냥 '냥~~'

이제 이 근처로 오면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지 가까운 이 담벼락 사이에서 자주 쉬는 것 같다.



가출 냥이는 혼자 동네 마실을 돌고 온 모양이다.

요즘 부쩍 돌아다니는 영역이 커지고 있다.

어쨌든 밥 때는 정확히 지키는 고양이들이다.



각각 사료를 놓아 준 곳에서 아침 한끼를 해결하는 냥이들...

고등냥이는 조금 물러나 줘야 부담없이 먹는다.



그런데 고등냥이가 뭔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밥 먹는 것을 중단하고 뭔가에 호기심을 보였다.

매사가 귀찮은 가출냥이와는 다르게 고등냥이는 호기심이 왕성하다.

혹시 벌레가 있어서 그런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그건 뱀!!!!!!!!!!!



집 바로 옆 작은 구멍에서 뱀이 나왔다.

일광욕을 하러 나왔는지 꼼짝도 하지 않는 뱀.

저렇게 길게 늘어져 있으니 나무 작대기나 배관처럼 보였다.

이래서 모르고 다니다가 뱀에게 물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아주 작고 귀여운 뱀이였다.

역시 새끼들은 다 귀엽다.(새끼뱀 맞겠지?????)



내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랬는지....뱀이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폰으로 사진을 찍다가 언른 집으로 뛰어가서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작지만 뱀은 뱀이다.

포스가 느껴진다.



조심 조심 다시 나오는 뱀.....

그리곤 또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다시 구멍으로 도망가버렸다.

저 구멍이 집으로 연결되어 있진 않을거야라는 마음으로 여태 뱀과 함께 살았다는 공포감?이 몰려왔다..ㅎㅎ


생활속에 뱀을 다 보다니....시골에 오니 참 별 일이 다 생긴다.

이젠 뱀도 함께하고 있으니 조심해서 다녀야 할 것 같다.


하긴 고양이들이 자주 오는 곳이니 조만간 멀리 떠나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저 뱀은 어떤 종류일까?



고양이들이 사료를 편하게 먹으라고 집으로 들어왔고, 잘 먹고 있는지 보려고 베란다에 왔다.

아래를 보니 뱀은 안보이고 고양이들도 보이지 않아싸.


그런데 한 때 동네를 뛰어다니던 웰시코기 새끼들의 어미가 옆집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줄에 묶인채 얼마나 답답할꼬.....

개에 대한 트라우마만 없으면 같이 놀아 줄텐데.....안타깝다.....그 새끼들도.....


가을이 오는 듯 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오늘 시골의 아침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