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2일
경상북도 청도 운문산자연휴양림
개인마다 선호하는 계절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그래서 겨울여행을 가장 선호하고, 큰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여행은 무엇보다 준비과정에서 생기는 설레임, 새로운 곳을 알게 되는 즐거움, 아무리 간단히 먹어도 맛있게만 느껴지는 음식등이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특히, 겨울여행은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추위와 함께 한잔씩 들이키는 술 한잔은 일품이다.
또 불을 피워놓고 오손도손 앉아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 친밀감을 더 할 수 있어서 겨울은 여행 하고픈 계절이다.
이런 설레임을 가득안고 떠난 가족여행.
간단히 1박을 하며 모처럼 가족여행을 할 만한 곳을 찾아 떠났고,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청도 운문산 자연휴양림이였다.
얼마 만에 가족과 함께 가본 휴양림인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였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혹시나 가는 길에 빙판길이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 무난히 운문산 자연 휴양림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가족 여행은 처음부터 운문산으로 갈 계획이 아니였다.
그냥 어딜가든 오늘은 1박을 하자는 계획만 있었을 뿐.
그러다가 마법처럼 이끌려 찾아 온 곳이 바로 운문산 자연휴양림 이였던 것이다.
1박 여행을 계획했지만 모든 것은(특히 먹거리) 현지에서 조달하자는 생각에 특별히 이것저것 챙겨서 온 것 또한 없었다.
운문산 자연휴양림 입구.
보통 휴양림을 가면 매점 하나 정도는 운영하기 때문에 휴양림을 가도 큰 걱정 없이 갔었는데 이 곳은 운영하는 매점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가족들을 숙소에 내려놓고 근처 슈퍼마켓을 찾아 나섰고, 제일 먼저 눈에 보인 슈퍼에서 간단히 먹을거리와 라면등을 구입했다.
가끔 이렇게 현지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
이곳에서 하나 팁을 드린다면, 운문산자연휴양림에서 슈퍼마켓을 찾을 때는 입구에서 아랫방향으로 가되 첫번째 가게는 일단 지나치고 마을이 나오면 그 곳에 있는 슈퍼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내가 갔던 슈퍼는 내려가다가 첫번째 만났던 가게였는데 막상 가게를 들어가보니 먹을거리도 별로 없었고, 라면외에는 의심스러운 품질 상태였다.
그나마 라면도 유통기한 임박상태..
조금 더 내려가면 마을이 있다는 사실은 다음날에야 알았고 그곳엔 그나마 괜찮은 가게가 보였기 때문이다.
간단히 먹을 거리를 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당일 예약했던 산장이다.(평일이여서 당일 예약이 가능했다)
아담한 산장 숙소.
다행이 식기류가 있어서 라면 같은 건 끓여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따뜻한 온돌방
방은 한칸이였는데 식구 4명이 사용하기엔 알맞은 크기였다.
TV채널이 몇 개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가족과 함께 있으니 방송이 나오는 것만 시청해도 재밌는 시간이였다.
일단 짐을 풀어놓고, 잠시 후면 날이 저물것 같으니 온 김에 재빨리 한바퀴 둘러보자고 가족들에게 제안하였다.
찬바람이 불어댔지만 맑은 공기가 콧등을 타고 가슴으로 내려오니 정말 상쾌함 그자체였다.
등산로와 얼어붙은 계곡사이로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소박한 휴양림인 줄 알았더니 여기저기 숙소와 야영장이 많다는 것을 이정표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단체 여행객을 위한 산림문화휴양관.
여름에 텐트로 야영하면 정말 시원 할 것 같았다.
겨울에 테크를 보니 왜그리 춥기만 보여지던지...
텐트 캠핑을 위한 데크가 정말 많았다.
운문산자영휴양림은 전체적으로 텐트 캠핑이 적격인 것 같았다.
여름이면 물놀이 하기 딱 좋을 곳.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가 연못위를 덮은 살얼음 밑으로 쉴새없이 들어가고 있었다.
살얼음이라도 물이 얕은 곳은 사람이 올라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였고, 그 아래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둔한 움직임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빙판을 발로 툭툭 치니 놀란 듯 빙판 아래 여기저기를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운문산 자연휴양림 주변을 둘러보며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휴양리 입구까지 내려왔다.
점점 어둠이 깔리며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졌다.
우리 가족외엔 여행객이 없는 듯 동네가 한적하기만 했고, 우리 가족들 떠드는 소리는 메아리 울리듯 크게 울렸다.
운문산 자연휴양리 입구 관리실까지 내려왔다.
어느정도 둘러 본 것 같아 더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려올 때와는 다른 길로 올라가보니 또다시 나타난 야영 데크.
어둠에 상쇄하듯 조명이 하나둘식 켜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올라가는 걸음거리 속도보다 어둠이 깔리는 속도가 더 빠른 듯 했고, 그 어둠을 받아치듯 조명은 하나둘씩 늘어갔다.
바람마저 날카로워지니 급속도로 주변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고 자연스레 걸음걸이도 빨라졌다.
숙소로 올라가며 돌아보니 가로등 조명과 겨울 어두워지는 운문산 자연휴양림의 운치가 더해져서 모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어둠이 강해지면 조명은 자신 존재만 밝게 알리며 저녁밤을 지세울 것이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한 짧은 주변 마실은 마무리 되었다.
온세상에 우리 가족만 있는 듯 조용했고 한적했다.
꽤 오랜 시간을 공복으로 보낸 탓에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여행의 별미인 라면으로 고급 식단처럼 변해 저녁식사를 후딱 헤치웠다.
라면만으로 아쉬웠던 우리부부는 추가로 캔맥주를 들이키며 이런 저런 오가는 얘기 속에 오늘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맑은 날씨와 함께 맞이한 운문산 자연휴양림은 숨쉬는 것 자체가 영광으로 느껴질 만큼 맑은 공기를 가슴에 블어 넣어주었고, 주변의 시원한 풍경은 시선 또한 맑게 정화 시켜주는 것 같았다.
시간적인 여력이 되었다면 좀 더 엉덩이를 깔고 며칠 더 있고 싶을 정도였다.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도 담았고, 운문사 자연휴양림의 강한 추억도 하나 새길 수 있는 즐거운 1박 여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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